LeMonde-090913-됐네요, 기사양반!

<요약>

사생활 참해(성추문 폭로)를 이유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두 중도 좌파매체를 고소했다. 하지만 베를루스코니는 이 고소로 두 가지 잘못을 범하고 있다. 첫째, 그는 정보의 유통을 규제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헛된 노력을 하고 있다. 둘째, 불가침한 언론자유를 규제하려고 무리한 나머지 자신의 품격은 물론, 이탈리아의 국격을 낮출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 즉 이탈리아를 북한이나 러시아와 같은 언론자유침해국의 반열에 올려놓으려 하고 있다. 150년만에 나온 가장 훌륭한 총리라 자화자찬하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는 이번 고소를 취하하여 최악을 모면해야 할 것이다.

<분석>

-. 이탈리아의 상황은 미디어 독점자가 (그 미디어의 힘으로 순조롭게) 권력까지 쥘 때 나타날 폐해를 잘 보여준다. 이탈리아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미디어법 개정 시도에 대처해야 할텐데...

-. 고 이종욱 박사(전 WHO 사무총장)께서 말씀하셨듯, 다른 나라의 사례를 잘 보면, 우리나라의 앞날이 보인다. 과연 한국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어디에서 나올 것인가? 방씨일가인가? 이씨일가인가? 홍씨일가인가? 한국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를 지지할 국개들은 과연 그 선택의 순간에도 여전할 것인가? 머리가 굳어버리고, 보고싶어하는 것만 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분통만 쌓이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성향이 ‘미디어로 주입된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하며 분노와 낙담의 수준은 더욱 깊어만 간다.



됐네요, 기사양반!

"명예훼손“때문에 두 중도좌파매체(라 레푸블리까, 루니따)를 고소하기로 결정하면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자기가 내세우는 명분(언론자유)에서 최악의 지지자임을 드러냈다. 넉 달 넘게 계속되온 사생활 성추문 폭로(공적 활동에 영향이 없지 않았던 폭로)에 발이 묶였던 이탈리아 총리는 해명하고 사태를 명확하게 만들기보다, 자기가 어찌할 수 없을 그 기사들을 비난하고, 협박하기로 했다.

민영 TV방송채널 셋 그리고 인쇄 출판업체 하나의 소유주인 기업가 베를루스코니는 매일 자기를 찬양해줄 준비가 된 일련의 매체들을 부리고 있다. 언론 시청각매체의 상당부분을 좌우함으로써,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제 추문 기사들을 잠잠하게 만들 수단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내고 있다. 그러나 이 “기사양반”에겐 이로썬 충분치 않다. 당일, 몇몇 기사들이 자기의 모순을 지적하거나, 해명을 요구하거나, 혹은 권력현실을 흔들기 위해 조롱하기만 하면 (고소하는데) 충분한 것 처럼 말이다.

이렇게 하면서, 이탈리아 총리는 두 가지 잘못을 범하고 있다. 언론인으로서, 베를루스코니는 정보가 더 이상 제어될 수 없음을 잘 알 수 있는 처지에 있다. 정보와 국민들 사이에 장애물을 설치하려는 것은 속임수에 불과하다. 그가 말하듯, “개인생활을 보호하려는” 우려에서 비롯된 명령일지라도 마찬가지다. (상궤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정치인으로서 베를루스코니는 이 법적 조치로 벌이는 모험을 통해 제 살을 깎아먹고, 자기가 이끄는 나라(이탈리아)의 이미지를 저해할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

언론자유의 원칙은 이론이 제기될 수도, 문제시 될 수도 없다. 이 원칙이 오류의 예외, 혹은 근사치의 예외가 아닐지라도 그렇다. (베를루스코니의 행동은) 그저 자기 나라를 유럽에서 제정신이 아닌 곳으로 만들 뿐이다. 9월 19일 토요일에 이 기본적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로마에서 벌어진 시위가 증명하듯, 이 간단한 사실(언론자유의 불가침성)은 이탈리아를 지배하고 있는, 그리고 이탈리아가 일으키고 있는 불안에 대해 충분히 말해주고 있다.

만약에 운좋게도 (제 집권기 동안엔 모든 수사로부터 보호받는) 베를루스코니가 고소를 취하하고, 고개를 숙이기로 한다면, 그는 자국 이탈리아를 북한 및 러시아와 경쟁하게 만들 정보제공자유침해의 장(章)에 처하게 할 모욕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근 150년간 “이탈리아 최고의 총리”라 자부하는 베를루스코니-이는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는 세계여론 대부분의 시각에서 최악을 모면할 것이다.

by 테라포밍 | 2009/09/13 16:54 | 프랑스어 연습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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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나아가는자 at 2009/09/13 23:42
미디어 관련법의 결과가 우리나라를 베를루스코니하 이탈리아 처럼 만드는 것일까봐 두렵고 끔찍하군요.
Commented by 테라포밍 at 2009/09/14 09:10
1. 개정 미디어법에서 기업당 특정 주주(세력)의 지분규모를 제한한다고 해도... 그게 언론상황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드는 주주들을 규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2. 미디어 산업 발전을 위해 대기업과 언론사들에 투자좀 해달라는게 개정의도인데... 그 경제 효과는 기대 이하일 것이고, 대신 내줘야 하는 가치(권력편중고착, 언론자유침해)가 굉장히 큽니다. 물론 당장 '돈'으로 환산되지 않으니 눈 감고 넘어가는 거죠.

結. 언론에 대규모 자본이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하면, 올바른 여론이 형성될 수 없고, 이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집니다. 현 미디어법 개정안은 소탐대실이라고 봅니다. 이 개정안을 찬성하는 의원들을 저는 '대의 민주주의 정치를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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