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Monde-090826-프라이머리란 도박

<요약>

오랫동안 반복된 패배, 분열, 골육상쟁, 무능은 프랑스 사회당이 유능한 지도자를 뽑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났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 미국식의 프라이머리 선거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그리고 사회당의 모든 중진들이 (좋든 싫든) 이 선거제도를 실시하자고 한다. 사회당 당수 마르틴느 오브리는 2010년 지방선거 이후로 이 제도 실시를 미루고 싶어 하지만, 이는 불가능해 보이며, 다음 선거(2010년)에서 프라이머리의 실시는 기정사실인 것 같다. 프라이머리는 연합세력의 결집은 물론, 후보간의 토론에서 비롯할 역동성으로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프라이머리의 도입은 그만큼 사회당이 무능하다는 것을 드러낸다. 사회당은 미래에 닥칠 치명적인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이런 도박을 한다고 비난받고 있다.

<분석 및 전망>

-. 이번에 프랑스 사회당이 도입하려는 ‘프라이머리’는 당원들만 참가하는 폐쇄적 후보경선이 아니다. 한국의 ‘국민참여경선’처럼 참가하고 싶은 사람이면 당원여부, 좌우파를 막론하고 사회당의 후보(지방선거후보, 대선후보)를 뽑는데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심지어 UMP(프랑스의 한나라당) 당원 혹은 지지자도 사회당 후보 경선에 표를 던질 수 있게 된다.

-. 이런 개방형 후보경선은 비당원 유권자, 무관심 유권자, 나아가 상대세력 지지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어, 당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득표에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그 과정이 극적(dramatic, 劇的)이어서 언론과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으면, 효과가 엄청나게 커진다. 지지율의 정체, 지도층의 무능과 분열, 관료화되고 고루해졌다는 비판을 받는 당조직-운영 등 갖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프랑스 사회당은 이 프라이머리를 도입하려 한다.

-. 물론 프라이머리의 파급력은 언론의 조명을 받을 대선후보 경선에서 극대화 되겠지만, 지방선거부터 시작해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2012년을 위한 노하우 축적, 밑바닥 민심 조성을 여기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을 흥분케 만들 ‘극적요소’가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과연 ‘이념화의 동굴’속으로 회귀하는 사회당 지도부에 이런 선거전술적(of spindoctor) 마인드가 있을 것인가? 아니면 이건 기본인가?

-. 프랑스 사회당의 문제는 현실이 아니라 이념을 중시하는데 있다. 미국(공화당), 영국(보수당)에서 볼 수 있듯, 패배한 정치세력은 자신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또 여러 차례 패배한 후에야 노선 수정을 한다. 사르코지가 한 번 더할 것 같다. 그러고 나서야 ‘물질로부터의 해방’을 꿋꿋이 외치는 프랑스 사회당 지도부가 제정신을 차릴 것 같다.



프라이머리(Primary)라는 도박

사회당원들은 이걸 알면서도 반복한다. 격분하면서 또는 유감스러워하면서 말이다. 대선에서의 반복된 실패, 끊임없는 분열, 골육상쟁, 지도자들의 잘못이나 약점들이 오랜 세월동안 사회당을 심각한 “리더십”의 위기에 처넣었다는 것이다.

출마할 사람이야 많지만, 사회당원들은 자기들을 정말 정치사업에 전념케 하고, 주요 선거(대선)에 승산을 갖고 나서게 할 지도자를 뽑지 못했다. 이런 무능함에서 “프라이머리(선거)”를 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다음번 2012년 선거의 후보를 지명하기 위해서, 그리고 이 회합을 사회당에 우호적인 사람들의 총체(좌파를 넘어선 것이며, 2006년에 세골렌 롸이얄을 지명할 당시처럼 사회당 지지자들만은 아닐 집단)로 확대하기 위해서 말이다. 테라노바 재단(la Fondation Terra Nova)이 주장했고, 6월에 ‘아르노 몽트부르’가 제출한 고무적인 보고서로 그 규모가 커진 이 계획이 실시되려 하고 있다.

좋든, 싫든간에 모든 사회당 중진들이 실질적으로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주저하는 사람도 있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파리 시장인 ‘베르트랑 들라노에’나, 전 총리인 ‘로랑 파비우스’가 그랬다. 이러하니 ‘마르틴느 오브리’ 사회당 당수는 이번 주말, 그러니까 ‘라 로셸’에서 열릴 여름 사회당 대회(l'université)에서 그 문제를 회피할 수 없을 것이다. 마르틴느 오브리는 이 결정을 2010년 3월의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길 바랄 것 같다. 대선에 대비하여 그 프라이머리 계획을 펼치길 바라기 때문이다. 사회당 당수가 어떻게 그런 프라이머리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저) 방식과 일정을 정하는 게 남아있는데, 이 작업은 매우 큰 일이다.

이 도박은 매우 위험하다. 사회당 당원들에겐, 이 프라이머리 선거는 ‘마법의 물약’이다. 한방에 대선후보 지명 문제를 해결함은 물론, 마찬가지로 결정적인 연합세력의 문제(이 프라이머리 선거가 사회당보다 훨씬 넓은 집단들에 열려있기 때문)와 (지명을 위해서 후보들이 벌일 토론의 역동성 덕에) 프라이머리 선거 계획의 문제도 해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행보는 사회당의 현실적인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다. ‘로랑 파비우스’가 이 프라이머리에 참가하겠다고 설명하면서 그 무능함을 완벽하게 정리해 말했다. “피치못할 일”이 됐다는 것이다. 이 “피치 못하다”는 말은 잔인하리만치 명백하다. 사회당은 향후에 치명적일 위기를 피하고 싶어서 이 도박을 벌였다고 비난받고 있다.

by 테라포밍 | 2009/08/26 20:47 | 프랑스어 연습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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