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8월 16일
LeMonde-090815-닥터 오바마
<요약>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선거유세에서 약속하길, 국민 4천8백만명(인구의 1/6)을 의료사각지대에 놓고, 세계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의료보험체제를 개혁하겠다고 했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키려는 오바마에게 반대세력, 특히 공화당의 공세가 거세다. 빌 클린턴 때 비슷한 개혁시도를 좌절시켰던 것처럼,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사라 페일린은 이렇게 말했다. “오바마의 개혁은 의료보험체제의 ‘국유화’고, 관료들이 환자의 생사여탈권을 쥐게 할 것이며, 결국 ‘악의 구현’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이 말도 안되는 소리에 미국인들이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이 미국인들은 마음 속 깊이 “사회주의”라면 뭐든 부정하고, 개인의 자유를 불가침의 것으로 여겨 약자에 대한 집단의 책임을 거부하기에, 오바마의 개혁을 의심하는 것이다. 부디 오바마가 아 장애물에 굴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분석 및 전망>
-. 미국, 그러니까 공화당뿐만 아니라 미국인 전반(!)이 오바마의 개혁에 부정적인 이유는 미국 ‘자유주의’의 신성불가침성 때문이다. 자유주의는 전제왕정에 맞서 부르주아들의 이익을 옹호하려 만들어진 그 태생 상, 1)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가장 중시하고, 2) 개인의 사익추구를 통해 사회가 가장 효율적(efficient), 효과적(effective)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본다. 반면에 3) ‘중앙권위체(정부)’를 필요악(혹은 아예 필요 없는 것-경제학의 신고전주의학파)으로 여기고, 4) 여기에 주어질 권한-능력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며(본질적으로 비효율을 일으킬 뿐이기 때문에), 필요가 사라지면 소멸시켜야 하고, 5) 개인의 자유를 구속하지 못하도록 이 중앙권위체를 계속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그러나 이 ‘자유주의’는 신성불가침의 것이 아니오, ‘불변의 진리’도 더더욱 아니다. 개인의 사익추구로 돌아가는 질서를 신봉하고, 과도하게 의존하다가 결국 어떤 결과가 났던가? 미국의 ‘수치’인 엔론 사태, 세계 최악이라 불릴 민간 의료보험, 그리고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비롯한 세계적 경제위기가 나타났다. 개인의 자유를 최고로 발휘하여 ‘사익추구’로만 돌아가는 체제가 가진 ‘불완전성’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자유주의’는 효과의 윤리성은 물론,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효율과 효과마저도 보장할 수 없었다.
-. 오바마의 의료보험제도 개혁안은 ‘강제-의무’이긴 하지만 국유화도 아니다. 분명히 민간 의료보험영역의 경쟁과 영업을 보장한다. 다만, 민간 의료보험회사들이 자유주의적-자본주의적으로 경쟁하면서 ‘이상하게’ 비싸진(분명히 효율성-효과성을 잃었다!) 보험료를 낼 수 없는 사람들만 나라가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민간 의료보험회사들이 경쟁을 벌여서 보험료가 ‘저렴해지면’ 굳이 국가 의료보험을 들 필요는 없게 될 것이다. 이렇게 ‘자유주의적’인 요소마저 공화당은 ‘사회주의적’이라며 공격하고 있으니, 이것은 ‘정치’가 아니라, ‘거짓선동’에 불과한 것이다. 르몽드는 이를 'extravaganza'라고 했다.
-.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덕에 ‘수정자본주의’로 거듭나 생명력을 얻었듯, ‘자유주의’도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아 ‘자유’의 구속을 상당 정도 긍정해야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사회민주주의’의 형태로 유럽에서 나타나지 않았는가? 물론 미국이 ‘자유주의’의 등대이자 보루로 자처하는 국가의 특성상, 사회주의적 요소를 받아들이는 게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힘들 것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게 결국 ‘자유주의’에 대한 환멸을 불러일으키고, ‘주의’의 수명을 단축시키지는 않을까? 이런 ‘사고의 경직성’을 조장하고, 자극하는 미국 공화당과 폭스뉴스, 러시 림보 같은 것들은 자유주의 미국을 빛내는 게 아니라, 결국 미국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 ‘미국을 소련으로 만들려고 하느냐?’고 정부인사를 몰아붙이는 약 40대(!)로 보이는 여성을 보면서(France2 뉴스), 이런 생각을 했다. 1) 정 그렇게 자유주의를 원하시면, 마이클 무어가 그랬듯, 당신네 동네에서 공공 도서관을 없애버려도 되겠군요. 경찰이나 소방서도 없애버리는 게 어떨까요? 분명히 ‘수요’가 있으니까 서비스를 공급할 ‘효율-효과’지상주의의 민간 공급자들이 올 겁니다. 2) 미국을 소련으로 만드는 게 그렇게 싫습니까? 다른 나라들이 우러를 미국을 만드는 데 사회주의 좀 하면 어떻습니까? (‘빨갱이’하면 경기를 일으키고, ‘미국’하면 껌뻑 죽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고 노무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반미 좀 하면 어떻습니까?” 이런 말을 했다는 것 때문에라도, 노무현은 ‘위대하다’고 할 수 있다.)
-. 미국 공화당 하는 짓과 한국 한나라당 하는 짓이 똑같고, 그 의미도 제대로 모르면서 ‘자유주의’는 무조건 신봉하고, ‘사회주의’에 경기를 일으키며, 미국 지상주의를 갖고 있는 ‘국민’들도 같으니... 이건 한-미 관계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것인가? 아니면 거시적(세계적)으로 이런 구도가 대세인 것인가? 높아진 교육수준에도 불구하고 도래한 중우정(衆愚政-mobocracy)은 결국, ‘엠마뉘엘 토드’가 주장했던 것처럼 과두정(寡頭政-oligarchy)으로 변하고 말 것인가? 그리고 선거의 필요성을 줄여, 많이 할 필요가 없게 할 것인가? 어제 한국 대통령이 주장했던 것처럼 말이다. 국민이 나서봐야 효율-효과성이 저해될 뿐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니 그는 민주정 옹호자가 아니고, 과두정 옹호자가 아닌가 싶다. 나아가 중앙권위체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국민이 나설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 ‘선거’의 횟수를 줄이자니... (선거구제 논의는 제외하고) 그는 순수한 자유주의자도 아닌 모양이다.
-. 그럼 이명박 대통령의 정체성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리고 한국의 정체(政體)는 아직 민주정인가? 벌써 중우정인가? 이미 과두정인가? 다만 귀족정은 분명히 아니다.
닥터 오바마
수십년간 사회보장제도에 익숙해온 프랑스 사람들에겐,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약속했던 건강보험체제의 개혁에 대하여, 미국에서 격화되고 있는 토론이 정말 비현실적일 것이다. 그 개혁을 한다는 것 자체도 비현실적으로 보일 것이다.
사실, 현재의 미국 의료보험체제는 자국민 4천6백만명 가량(1/6)에게 아무런 질병 보험 혜택을 주지 않는다. 이 사람들은 민간 의료보험금을 낼 수도 없고, 고령자나 최빈자들에게 준비된 공공 조치들(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을 이용할 수도 없다. 게다가, 이 체제는 세계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든다. 국내총생산(PIB)의 18% 정도가 소요된다. (매우 방만하다 간주되는 프랑스는 11%밖에 안 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은 질병보험체제를 의무적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즉 극빈자들에게 보조금을 주고, 공공 보험체제를 도입함으로써 민간의료보험의 일부를 담당하게 하며, 그리고 민간의료보험업자들이 “위험에 처한” 고객들을 거부하는 걸 금지하는 것이다. 그러하니, 이 개혁은 사려 깊고, 이치에 맞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개혁은 정치적 격돌을 일으켰는데, 이는 그악스러운데다, 백악관을 더욱 더 걱정하게 만들고 있다.
분명히, 공화당은 이 개혁을 공격하는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 1993년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유사한 개혁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이 계획을 좌초시키려고 말이다. 당의 조직은 물론 극도로 보수적인 언론들을 동원하고, 민간의료보험편인 매우 강력한 로비스트들에 기대며, 민주당 소수파의 의구심을 선동하면서, 공화당은 모든 쟁점에 맞선다. 예를 들어, 전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사라 페일린’은 버락 오바마가 “건강보험체제를 국유화”하려고 한다고, “생사여탈 판단소-누가 치료를 받을 권리를 갖고 있는지를 ‘관료’들이 결정할 곳”를 만들려 한다고 비난한다. 페일린은 이렇게 간단히 결론 내렸다. “그런 건강보험체제는 악의 화신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가장 놀랍고도 실상을 드러내는 것은, 이 우습지도 않고, 가소롭지도 않은 것으로 보이는 이 엄청난 엉뚱한 소리에 많은 미국인들이 점점 더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개혁계획의 채택을 심각하게 위협할 정도로 말이다. 마치, 다시금 미국 사회의 가장 본질적이고 폭력적인 것을 풀어놓은 것처럼 말이다. 즉 “사회주의”를 극도로 부정하는 것. 그리고 약자들에 대해 집단책임을 지는 모든 것에 대하여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고집스레 옹호하는 것이다. 파괴적인 초(超)자유주의라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취임한지 일곱달 된 버락 오바마와 미국에서 그가 일으키려는 희망에 이 시험은 중요하다. 오바마가 장애물 하나에 굴복하지 않기를 바라야 한다.
# by | 2009/08/16 18:42 | 프랑스어 연습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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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때도 힐러리가 무너지자 백파이어가 심했잖아요...
그리고 국민들의 사회주의 부정에 관련 된거는 유럽에 과도한 복지에
대한 비판과 우파 정당 바람이 부는걸 보면 뭐랄까요... 정도엔
차이가 있지만 세계적 현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생각 해보면 그런거 같긴 합니다. 경제가 여기서 더 나빠지냐 아님
회복이 되냐에 따라서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앞날이 결정이 날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