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7월 20일
프랑스 혁명기념일의 인도군 행진
지난 7월 14일, 프랑스 혁명기념일에 벌어진 연례 군사퍼레이드는 다른 해와 좀 달랐다. 왜냐하면, 인도(India) 총리 ‘만모한 싱’이 국빈으로 초청받아 사르코지 바로 옆에서 행렬을 관람했고, 인도의 육-해-공 3군 병사들이 행진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타국군이 프랑스 혁명기념일 퍼레이드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고 있다.
어떤 계기로 타국군이 혁명기념일 행진에 참가하게 됐는가? 왜 그것도 ‘인도’군인가? 개인적으로 이는 모두 ‘중국’때문이라 본다.
요 몇 년간 프랑스는 대 중국 외교에서 패퇴했다.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당시, 프랑스에서 격렬한 반대 시위, 그리고 방해가 일어났다. 그리고 프랑스 정부는 ‘달라이 라마’의 자국 입국을 허락했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한 항의로 중국은 ‘실력행사’를 했다. 각종 판매계약(에어버스의 항공기), 건설계약을 취소해버린 것이다. 결국 프랑스는 이 압력에 굴복했고, 사르코지가 직접 장쩌민을 찾아가 유감을 표했다.
향후 중국의 경제력 행사에 이대로 끌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프랑스는 ‘누가 중국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중국에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선 1) 상호의존도가 정책 자율성을 크게 침해하지 말아야 하고, 2) 국력이 그에 맞설 수 있어야 하며, 3) 중국을 상대로 국익 경쟁을 벌일 유인이 있는 나라여야 한다. 추가하여 대 중국 견제에 프랑스와 함께할 수 있는 나라여야 한다. 그 후보에서 미국과 일본은 제외된다. 미국은 경제적으로 상호의존도가 매우 높아 중국을 상대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 일본의 국력은 ‘군사력’차원에서 중국에 열세다. 남은 것은 러시아와 인도인데, 러시아는 서유럽에 자국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위협적인 존재로, 그 성격상 중국과 다를 바 없는 상대다. 결국 1) 자국 생산력이 중국에 못지않고, 2) 인구, 군사력, 경제력등으로 중국에 견줄 수 있으며, 3) ‘아루나찰 프라데시’주를 비롯하여 중국과 영토 분쟁의 가능성이 있는 인도가 프랑스의 파트너로 될 수 있다. 게다가 인도는 중국의 골칫거리 ‘달라이 라마’를 꿋꿋이 보호하고 있다. (비단 대중국 문제 협력뿐만 아니라, 경제협력도 그 가치가 크다.)
이런 고려 하에 프랑스는 인도와의 협력을 크게 강화했으리라 본다. 그것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게, 샹젤리제 대로에 인도 육-해-공군이 행진하고, 인도 총리가 프랑스 군의 사열을 받는 모습으로 드러난 것이다. 프랑스와 인도의 관계는 서로 군대가 수도를 행진토록 하고, 이를 국민들이 환영할 정도로 돈독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이 인도군 다음에 외인부대(레지옹 에트랑제)가 행진한 것도 나름 중국에 가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외인부대는 프랑스 국경과, 전 세계 프랑스 영토에 주둔하고 있다. 그 전투력과 임무로 보아 일종의 프랑스판 신속기동군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해석이 옳다면, 중국은 대 프랑스, 대 인도 외교라인을 긴장시킬 것이고, ‘경제’이외의 다른 카드를 고안해내려 노력할 것이다. ‘경제’카드 일변도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자기 행동을 제한하기 마련이다. 전지구적 공분(公憤)을 낳을 수도 있다.
그럼 내년 혁명기념일에도 타국군이 프랑스의 샹젤리제 대로를 행진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떤 국가가 선택될 것인가? 그 자리에 ‘한국’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을까? 라팔과 미라쥬 사이로 T-50이 비행하고, 취타대를 선두로 한국 육-해-공군 의장대가 행진할 수 있을까? 이런 논리로 추진해보는 것은 어떨까? 1) 한-EU FTA 체결로 가까워진 유럽과의 관계를 정치적으로도 강화하며, 2) 대 중국 정책 자율성을 꾀해야 하는 한국의 입장에서 ‘원교근공’의 논리로 프랑스와 친해질 필요 발생. 특히 중국과 각을 세우려는 프랑스에 접근할 필요. 3) 정체된 T-50의 유럽 판매 추진, 그리고 K-2흑표와 K-11을 비롯한 첨단 무기의 홍보등 ... 물론 베트남, 일본과 경쟁을 해야겠지만... 이는 야심찬 유럽전문 외교관, 국방부 관리, 그리고 주 프랑스 대한민국 무관이 추진해볼만한 큰 프로젝트라고 본다.
# by | 2009/07/20 15:24 | 답안지에는 못 쓸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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