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Monde-090719-이란의 빗장

<요약>

부정선거 의혹을 받는 대선에서 비롯된 이란 위기에 대해,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우려를 표명해왔다. 이에 대하여 이란 정부는 치졸하게 복수를 하고 있다. 7월 16일에 이란 정부는 주(駐)이란 프랑스 대사를 초치하여, 최근 프랑스 내부에서 벌어진 경찰의 강경진압과 희생자 발생을 비판했다. 그리고 이스파한 대학교의 프랑스어 교원인 클로틸드 레이(Clotilde Reiss)에 스파이 혐의를 씌워 감옥에 가둬버렸다. 프랑스 정부가 레이의 문제에 잘 대처하리라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녀의 상태가 매일 악화될 것을 우려한다.

<분석 및 전망>

-. 정부의 의사표명, 특히 대외적 의사표명은 ‘엄선된 단어’만을 사용하여 조심스럽게 이뤄진다. 단어 하나의 뉘앙스 차이는 ‘꼬투리’ 혹은 ‘본심’을 파악당하는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 지난달에 프랑스 외무장관이 이란 대사에게 “폭력진압을 멈추고, 대선을 다시 치르라”는 등의 말을 했다면, 이란 대사는 “명백한 내정간섭”임을 주장하며, 프랑스의 ‘주권침해행위’를 규탄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란 정부는 대사 소환, 혹은 단교 선언을 할 수도 있었을 테다.

프랑스는 이런 ‘모험’을 할 수 없다. 국제정치적 국가역할문제(반미국가들과의 창구 역할로 자국 위상 제고), 석유문제가 있으며, 이런 일로 이란과 일전(一戰)을 벌일 의지도, 이익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프랑스는 ‘우려한다’는 단어에 자국의 시각을 응축한 것이다. 하지만 이란이 이런 ‘우려’를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 꼬투리를 잡아서 ‘우리도 경찰폭력으로 일어난 귀국의 상황이 우려스럽소’라고 한 마디 하는 ‘외교적 반격’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에서 끝났으면 좋았을텐데... 이란이 한 방을 더 갈겼다. 이건 좀 심각하다. 이란은 ‘자국법을 저촉했다’며 프랑스 국민 한 명을 구속했다. 그것도 스파이 혐의로.

-. 일국 국내의 실정법과 이에 구속당한 외국인의 문제는 ‘국제법’에서 ‘관할권 문제’로 다뤄진다. 주의해야 할 것은

1)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해당국의 영토 안에서는 그 나라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 법을 어겼을 때 이 나라의 관할권(재판-집행)으로부터 면제받을 수 있는 외국인은 국제법으로 그 면제가 인정되는 소수에 불과하다. 국가수반(국가면제), 외교사절단(직무면제) 정도다.

2) 외국인에 행정-재판 관할권을 행사할 국가는 이 외국인의 국적국 외교사절단에 체포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 영사(consular)는 파견국과의 협조 하에 체포당한 자국민을 면회, 지원하며 이 나라의 법에 따라 정당하게 심판 받도록 ‘보조’한다. (즉, 자국공관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없는 일이 있다.)

3) 그 공권력 행사가 자의적이고, 정당하지 못하다고 판단시엔 먼저 파견국의 법률에 따라 이의절차, 구제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파견국 정부에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고, 실질적으로 침해된 권리에 배상-보상받을 길이 없다면, 그 때 ‘개인’이 아닌 국가가 나서게 된다. 파견국과 교섭, 주선, 중재, 중재재판을 시도하여 자국민의 피해를 배상-보상 받으려 한다.

4) 그럼에도 해결이 안된다면, 결국 국제사법재판소(ICJ)로 이 사건을 가져가게 된다. 양국간의 국교체결조약, 혹은 자국민의 지위를 규정한 조약의 위반을 문제 삼는 것이다. 이 경우, 양국이 ICJ의 재판 관할권을 인정해야 하며(국제연합가입국 혹은 ICJ관할권 인정), 양국이 해당 사안을 ICJ에서 해결하기로 합의해야만 한다. 합의가 없으면 ICJ 재판은 불가하다. (그러나 ‘강행규범위반(제노사이드, 인도에 반한 죄 등)’에 해당하는 ‘권리침해’의 경우엔 한 편이 일방적으로 이 문제를 ICJ에 제소할 수 있다.)

-. 아무리 법의 적용이 자의적이고 터무니없다 하더라도, 클로틸드 레이를 구속 수감한 이란 정부의 행위는 지엄한 ‘주권의 행사’로 프랑스는 이를 부인할 수 없다. 상기한 것처럼, 프랑스 정부는 ‘외면적으론’ 클로틸드 레이가 이란 밥에 따라 정의롭게 재판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란 정부의 의도가 뻔하고, 재판을 제대로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할 수도 없기에, 정치적 교섭을 벌여야 할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 ‘인질’을 돌려받기 위해 무엇을 이란에 내주게 될까? 프랑스 정부가 준비할 카드는 뭐가 있을까?

-. 이래서 비민주적이고, 그 공권력행사가 자의적이며, 예측불가능한 나라와 벌이는 외교는 ‘매우 힘들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국민의 행동은 상수(常數)나 다름없다.) 그래서 이런 비민주체제-중-후진국에 파견될 외교관은 스트레스 내성이 강해야 하며, 심지가 굳어야 할 것 같다. 아, 이건 외교관의 기본 덕목 아닌가... 그럼 ‘남달리 강한’ 외교관이라 해 두자.

-. 르몽드는 매일매일 악화되고 있는 클로틸드 레이 사건을 빨리 해결할 것을 촉구하지만, 그렇게 재촉을 하면 자국의 윈셋(Win-set:국내의 승인을 받아 상대국에 해 줄 수 있는 양보의 집합)을 넓혀 문제해결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프랑스 정부는 자국의 이익과 자국민 생명의 가치를 견주어야 할 것이다. ‘한 사람의 생명도 못 구하는 국익이란 소용없는 것’이라시면, 이번에는 양보하고, 다음번에 크게 한 방 먹이는 것을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런 ‘미래의 그림자’를 내세우는 것도 협상단의 전략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란의 빗장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Mahmoud Ahmadinejad)에 대하여 이의가 제기되는 재선(再選)으로 일어난 6월 12일의 이란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악바르 하체니 라프산자니(Akbar Hach?mi Rafsandjani)는 7월 17일 금요일에 테헤란 대학교에서 한 기도에서 “위기”란 말을 썼다. 이 단어는 의도적으로 극적인 요소를 담고 있는데, 이 정체가 겪고 있는 “어려운 시기”를 규정하기 위해서 사용됐다.

이런 입장 정립은 국가 지도층의 분열 규모를 보여주는 것이며, 수십년 만에 야당 세력의 대변자들이 형성되는 것을 바라는 사람들의 결의를 증언하는 것이다. 이 형성중인 야당 세력은 경찰의 반격에서 비롯된 폭력으로도,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Ali Khamenei)의 질책으로도 용기가 꺾이지 않았다. 알리 하메네이는 교리의 수탁자로서, “교리상의 권력자”인데, 지금 그의 권력은 흔들리고 있다.

이슬람 공화국의 전(前) 대통령이 한 발언에 따르면, 이런 신뢰의 위기는 1979년 혁명이래 전례가 없는 것이다. 이 위기는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를 긴장시켰다. 그리고 그의 지지세력에 대한 전방위적 비판들이 이란의 대통령 선거방식과 반체제 인사들에 예정된 운명을 걱정하는 나라들로 강화되게 했다.

이런 긴장의 표적이 된 프랑스 대사가 7월 16일에 이란 외무부에 초치됐다. 대사는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경찰의 잔혹함, 즉 “자기네 삶의 조건에 대해 기뻐하지 않는” 사람들에 가해진 폭력에 대하여 비판들을 들었다. 이 혹평은 6월에 주 프랑스 이란 대표(대사)를 초치한 것에 대한 앙갚음이 확실해보인다. (당시) 주 프랑스 이란 대사는 테헤란에서의 시위에 대해 프랑스가 우려하고 있다고 들었다.

안됐지만, 이는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이용하는 수단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7월 1일 이래 젊은 프랑스 여성인 ‘클로틸드 레이(Clotilde Reiss)’가 에비느(Evine)교도소에 수감됐다. 레이는 이스파한 대학교의 프랑스어 강사였다. 이 여성에 가해진 첩보혐의에 대해 외무장관 베르나르 쿠슈네르는 “사실이라 보일 수도 없다(F: invraisemblables / E: un-true-likable)”고 했다.

프랑스 대사가 레이를 방문할 허가를 얻었어도, 이 젊은 여성에 예정된 운명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조서 내용들은 터무니없다. 이 감금은 오히려 복수인 것 같다. 인질을 잡은 것으로 (그 정도가) 두배가 된 것 말이다.

우리는 이런 부류의 사건들에서 그랬듯, 프랑스 정부가 이 젊은 대학인의 사건을 가장 잘, 사려 깊게 대처하리라 생각한다. 그렇다 해도, 우리는 이란 정권이 그녀를 빗장으로 가두어 매일 상태를 악화시키고 있음을 계속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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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라포밍 | 2009/07/20 15:22 | 프랑스어 연습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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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강수진 at 2009/08/17 21:15
그럼 이여자는 아직까지 수감돼있는건가요??
이란이라는 나라가 생각보다는 베짱이 크네요
분명히 여파가 미칠것을 알았을텐데
다른 나라도 아니고 프랑스를 상대로 그런거면

프랑스쪽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거예요?
오늘 신문을 봤을땐 보석으로 풀려난거 같던데;;
해석이 제대로 돼있는게 없어가지구
정확히 못읽었어요 ㅠ
Commented by 테라포밍 at 2009/08/18 14:06
이정도 배짱은 국제정치에서 기본적으로 발휘해야 하는겁니다. 우리에겐 여건이 안좋을 뿐이고요... 프랑스에서는 외교적 노력을 다 했습니다. 어제 France2 뉴스에서, 일요일에 프랑스 외무장관 베르나르 쿠슈네르-국경없는 의사회 창설자-가 인터뷰하는 걸 보니, 보석금을 낸 것 같습니다. 클로틸드 레스는 일단 석방되어 프랑스 대사관에 있고, 아직 이란 정부의 출국허가는 나지 않았습니다. 오늘-내일쯤에 프랑스로 돌아올 것 같은데, 오늘자 르몽드 사설이 클로틸드 레스에 대한 게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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