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3월 28일
LeMonde-090327-진부해진 실업

-. 니콜라 사르코지는 지지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는 매 순간 내린 결정들이 옳은지 잘 생각해야 합니다. 경제위기에서 비롯된 희생이 견딜 수 없는 불의를 낳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이 말을 더 하여 그 빛이 바랬다. “지금까지 우리는 실수하지 않았습니다.” 으레 그렇듯, 실업이 일어나자 프랑스 국민들이 정부를 바라보는 것에 대해, 사르코지는 이렇게도 말했다. “국민이 우리 정치인을 바라보는, 바로 이 시기만큼 더할나위 없이 좋은 때는 없습니다. 나라가 나아갈 바를 결정해주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우리에 감사할 것입니다.” 하지만 “최고를 달성하려다 미끄러져 버렸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 경기부양장관인 파트릭 드브장은 ‘투자의 재개’에 기반한 현 경기부양책의 부족한 점을 알고 있다. “일자리 창출은 극히 일부에서 이뤄지는 마당에, 실업에 대하여 나라 전역에서 시위기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극히 일부’가 사회보장 계획을 늘리는 것에서 비롯된 것임에 주목하라. 재취업하지 못하고 실업에 빠지는 해고자들의 수가 (전체에선 4%밖에 안되지만) 1년 만에 31.4%늘었다. Unedic 의장인 ‘죠프리 루 드 베지으’는 ‘몇 달 안에 사람들이 아주 폭력적이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 프랑스는 이 경제위기에서 유리한 점도 있고 불리한 점도 있다. 왜냐하면 프랑스는 주위의 강대국들(영국, 독일)에 비해 아주 높은 실업 수준에서 경제 위기를 맞았다는 것이다.
Comment : 맨 마지막에서 르몽드가 지적하듯, 프랑스의 실업수준은 경제위기 도래 이전에도 매우 높은 편이었습니다. 영국, 독일에 비해서 아주 높았죠. 경제수준도 마찬가지로 나빴습니다. 영국의 금융, 독일의 기계-화학공업에 비해 내놓을게 없었어요. 으레 프랑스의 강점이라고들 생각하는 고가 소비재 분야(사치품)는 고용 창출효과가 의문시됩니다. 항공우주분야도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습니다.
우파(UMP)는 이를 프랑스인의 근로의식, 그러니까 ‘더 잘살기보다, 더 즐겁게 살기를 원하는(쉽게 말해 놀고먹기 좋아하는)’것 탓이라 주장했습니다. 사르코지는 ‘더 많이 일해서 더 많이 법시다’라면서 우파는 물론 중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었고,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집권하자, 전 세계가 부러워하던 복지시스템, 노동권 보장 시스템을 조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한 프랑스 국민들의 반발은 말할 것도 없이 거셌죠.
그러나 미국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경제위기가 닥치자, 사르코지는 사회보장을 중시해야 한다며 좌파들의 정책을 수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새 부인인 카를라 부르니가 좌파인물이라 , 그녀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이에 대해 르몽드는 예전에 사설에서 ‘사기극이다!’라며 이를 예의주시하라 했습니다.
그제 사설에 따르면 프랑스 총리 ‘프랑수아 피용’은 미국의 경기부양책(적자재정을 통한 촉진책)에 맞서 ‘규제를 우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글로 보면, 프랑스 자체의 경기부양책은 규제가 아니라 ‘투자 재개’가 우선이군요. 프랑스의 우파 정부는 사회보장정책을 통한 분수효과(아래에서 분출)보다는 기업들이 쟁여놓은 돈을 풀라는 낙수효과(트리클 다운, 위에서 분출)로 경기부양책의 방향을 잡은 것 같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네요.
사르코지 이전의 프랑스에선 실업을 해도 나라에서 실업수당은 물론 일자리를 알아봐주는 등, 사회보장제도가 아주 잘 정비되어있었습니다. 높은 실업수준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지 않은 것은, 실업의 여파가 치명적이지는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복지체제는 줄었고, 실업의 부하는 전례없이 무겁습니다. 르몽드는 이것이 오히려 프랑스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도 실업을 잘 관리한 능력이 있지 않느냐. 사회보장제도를 예전수준으로 돌리거나, 그보다 더 강화하란 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에 유럽에 가면, ‘정말로’ 프랑스의 사례를 잘 공부하고 와야 합니다. (추가로 그리스도 잘 연구하세요.) 올해 안에, 프랑스의 현 상황에 버금가는 시민 시위가 다시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소고기 문제의 촛불시위가 비교적 평화적이었다면, 이번에는 정말 걷잡을 수 없이 폭력적일 수도 있습니다. 일자리 늘린답시고 인턴 늘리는 것, 미봉책인건 잘 아실텐데... 비정규직 기한 4년으로 늘린건, 차기정부에 폭탄을 떠넘기려는 심산이신가요? 임기 끝나기 전(2012년)에 이 인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정규직 못되면, 막판에 한방 크게 얻어맞으실 겁니다. 뭐, 세계 경제가 회복되는 게 관건이겠군요. 손 안대고 코푸는 걸 바라시는 것 같아요.
(사진 : http://www.journaldunet.com/ )
실업률 : BIT(프랑스식 국내총생산)와 프랑스 국립경제통계연구소에 따른 것
황색 그래프는 프랑스 국립경제통계연구소가 설문한 실업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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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3/28 01:40 | 프랑스어 연습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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