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Monde-090326-위험에 빠진 동구권

-. 경제위기로 말미암아 리투아니아, 헝가리에 이어, 체코의 총리가 실각했다. 아일랜드, 우크라이나, 루마니아도 공히 경제적 위기를 겪는 것에서, 다음의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금융위기는 우선 경제위기를 촉발하지만, 그 다음으로 사회위기, 그리고 정치위기에 이른다.”

-. 3월 1일에 유럽 재무장관들이 이 어려운 나라들에 지원하길 거부한 이후, ‘철의 장막’이란 표현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각국의 사례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이들이 투자와 소비 등 ‘필요(need)’가 엄청나게 큰 개발도상국이란 것이다. 그래서 이 나라들은 서방(의 은행들)로부터 돈을 빌렸다. ‘늙은 유럽’도 이 지역을 진짜 엘도라도(El dorado)로 보아 생산시설을 이전했다. 하지만 위기가 닥치자 서구는 대출을 줄였고, 생산할당량을 되가져갔다. 통화가치는 급락하고, 채권자들은 목이 졸려지고 있다. 민주주의가 새로운 사상인 이 중구, 동구권 유럽국가들에서 이런 위기의 칵테일은 ‘폭발적’이다.

-. 유럽 전체의 이해관계가 서로 얽힌 만큼, 서구 국가들은 중-동구 경제위기에 거만하고 무심하게 굴면 안된다. 내버려둬도 안된다. 유로화를 도입하는 기준도 완화되지 않았고, 유럽이사회, IMF의 지원약속은 충분치 않다. 중-동구권 유럽 국가들은 한꺼번에 엄청난 돈이 필요하고, 배려도 필요할 것이다. 이것이 없다면, 서구에 부메랑 효과가 닥칠 것이다.

Comment : 모두 힘들 때 서로서로 돕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아름답지만, 사실 서구 주요 국가들의 ‘코가 석자’인 상황이라 쉽지 않을 겁니다. 영국에선 경제위기로 말미암아 고든 브라운의 노동당 내각이 실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랑스에선 정부의 경제위기 극복 방안에 대해 반대하는 대대적인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해외영토인 과달루페에선 실업과 물가폭등에 항의하는 폭동도 일어났습니다. 반면, 건전한 재정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은 미적대고 있습니다. 혼자 모든 지원을 하기도 어렵고, 국민들을 설득하는데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래저래 중구-동구에 서구가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구-동구권 유럽의 국내 정치사정이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국민이 그 영향을 받게 되면, ‘외부 세력에 대한 증오’를 이용하는 선동세력, 극단세력이 정권을 잡기 쉬워집니다. 2차대전 때 히틀러가 집권한 배경을 상기하세요. 게다가 지금 오스트리아에선 극우파가 득세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해당지역에 들불처럼 번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반드시 서구의 국내정치위기, 안보위기로 이어집니다.

일단 유럽에서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는 독일을 움직여야 합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의 정상들이 독일 국민에 호소를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2차대전의 부채를 완전히 씻어버릴 기회라면서 말이죠. 다만, 내정간섭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겠습니다.

(사진 : http://www.europeetravel.com/images/maps/europe-eastern-large.gif )

by 테라포밍 | 2009/03/26 23:22 | 프랑스어 연습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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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친한척 at 2009/03/27 01:05
어떻게 되어서건 독일이 나서야 한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러지 않는 이상 돌파구가 사실상 없다고 봐야 되겠죠.
Commented by 테라포밍 at 2009/03/27 11:55
메르켈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는 없고... 티어가르텐 광장을 가득 메웠던 오바마가 독일 국민에 호소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군요. :-)
Commented by 궁금이 at 2009/03/27 10:29
독일이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 다른 글들을 알 수 있을까요? '독일 역할론'을 저는 이 글을 통해서 처음 접했거든요. 독일인들 스스로의 시각은 또한 어떠할지 궁금하네요.
Commented by 테라포밍 at 2009/03/27 11:53
1. 저는 독일역할론에 대한 글들을 르몽드 사설 번역을 통해서 접했습니다. 저작권 문제 때문에 작년에 했던 전문 번역을 비공개로 처리했습니다만, 해당 사설 두 개를 공개로 전환합니다. 1) 081007 독일의 경솔함 http://enterre.egloos.com/926980 2) 081102 보호자 유로 http://enterre.egloos.com/1043214

2. 독일인들 나름의 시각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합니다. IHT에 관련 기사가 나왔던 것 같은데 주의깊게 읽지 않아서... :-(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4/08 18:26
아일랜드: 아일랜드입니까 아이슬란드입니까?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4/08 18:33
과달루페→과들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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