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3월 24일
LeMonde-090320-근심거리들

-. 라조엘리나가 나라의 경제를 살리겠다며 여러 가지 약속을 했어도, 대중선동에 불과하다는 의심이 제기된다. 게다가 권력을 빼앗는 과정에서 제 지지자들을 시위에 동원해 스물여덟명의 사상자를 낸 것은 (새로운 세력이 정권을 빼앗을 때 나타날지 모르는) 무거운 전례가 된다.
-. 국제사회는 신정권이 국민의 요구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예의주시하면서 기민하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 이 섬은 세계의 지정학적 요충지일 뿐만 아니라, 부유해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나라다. 지금은 인구의 85%가 하루에 2달러 미만으로 살고 있지만 말이다.
Comment : 아프리카 대륙 동남쪽을 보면 아주 큰 섬 하나가 있습니다. 마다가스카르 섬입니다. 그리고 그 이름 그대로인 나라가 있죠. 이 섬나라와 아프리카 대륙 사이의 해협이 좁기 때문에, 남아프리카에서 북동아프리카로 이어지는 해상교통로의 요충지라 할 수 있습니다. 농토가 비옥하고 광대하여 식량분야의 초국적 기업들이 이 나라에 진출(?)했고, 전 대통령은 이들의 편의를 봐주면서 제 잇속을 챙긴 것 같습니다. 라조엘리나는 라디오 음악프로그램 진행자 출신으로, 오래전부터 라발로나나 정권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워왔습니다. 그러다가 정권의 미움을 사 시장직에서 쫓겨났고, 얼마 안되어 군부와 지지자들을 동원해 정권을 빼앗은 겁니다.
사설에서 지적됐듯, 헌법규정상 라조엘리나는 기존의 국가시스템을 100%활용할 수 있는 대통령으론 당장 취임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나라는 신정부가 당장 살 길을 틔워주기 바라는 ‘성난 국민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향후 2년동안의 과도정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 마다가스카르섬 정변으로 인해, 우리나라 기업 ‘대우’가 이 나라와 맺었던 농토 대여 계약이 파기됐습니다. 라조엘리나는 마다가스카르 헌법상 국가의 영토를 다른 나라에 대여하는 게 금지돼있다고 하면서, 전 정권이 맺은 계약들이 전부 무효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분야는 국제(공)법의 영역이 아닙니다. 국제법은 (조약으로 나타나는) 나라대 나라의 문제를 다루며, ICC의 경우에나 개인의 문제가 제기됩니다. 이 ‘조약아닌 계약들’의 무효화로 손해를 보는 기업들은 신정부와의 협상이외에는 피해를 보상-배상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 by | 2009/03/24 00:32 | 프랑스어 연습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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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 신정권이, 구정권이 (다른)국가와 체결한 조약 무효화를 할 수 없지만,기업과의 '계약'은 무효화가 가능하다는 말씀인가요?
1) 국제법 이라 함은 국가대 국가가 맺는 전적인 자기의지로 한 약속(조약,관습)으로 이뤄지는 체계입니다. 즉 주체는 국가(극히 제한적으로 국제기구, 개인 포함)입니다. 따라서 국가 대 기업의 문제는 '국제''법'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대 기업간'의 '계약' 문제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2) 국가는 '국가면제'를 향유합니다. 즉 국가는 다른 '나라'와 자기의지로 한 약속에 저촉되지만 않는다면, 그 어떤 행위도 법적으로 재판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유럽에서 국제법이 태동하던 시기(중세후반), '군주는 다른 군주를 처벌할 수 없다'는 사고에서 비롯된 개념입니다. 당시 군주는 곧 국가였죠.)
극단적인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한국'정부'가 미국의 '민간'군수업체와 군용 전투화 납품 계약을 맺었다고 합시다. 상품 인도를 받고 나서 한국정부가 대금 지불을 거부합니다. 그러면? 이 민간 군수업체가 이용할 수 있는 법정이 세 군데 있습니다.
1)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이 재판을 하지 않습니다.(각하) ICJ는 국가대 국가의 사건만을 국제법(조약,관습)에 근거하여 다룹니다.
2) 자국(미국)법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국 법정은 타국 국가 자체를 판결할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만에 하나 배상하라고 판결한다 해도, 이 판결을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만에 하나, 미국 내에 있는 한국 정부의 자산을 압류하여 이 업자에게 지급한다면? 미국 사법부의 월권행위로 타국 정부를 깔아 뭉갠 꼴이 됩니다. 이건 국가간 평등함을 기본원칙으로 삼는 국제법의 정신에 위배되는 겁니다.
3) 한국 법정에 한국 국가의 행정행위(군수품 납품 받고 대금 지급을 거부하는 상황)에 대해 무효소송을 제기하는 겁니다. 물론 이 경우에는 한국에서 미국의 민간기업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야겠죠. 그러나 이 경우에도, 자국에 불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극히 드뭅니다. 돈떼먹고 배째라는 나라인 만큼 그 가능성은 더욱 크겠죠.
소결론 : 따라서... 이 경우 미국의 민간 군납 기업은 자국정부를 움직여서 해결을 봐야 합니다. 한국정부와 미국 민간 군납기업간에 맺은 '계약'으로 미국정부가 한국정부에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다른 방법(외교적으로 압력을 가하기, '정당한' 사유를 들어 수입품에 관세를 무겁게 매기기...등)을 가하여 돈을 받아낼 수는 있겠죠.
대결론 : 국가는 다른 나라의 민간인(기업, 개인)과 맺은 계약을 무효화 할 수 있습니다. 지 맘대로입니다. 다만, 그 민간인이 소속된 나라와의 향후 정치,경제 관계는 매우 악화될 것입니다. 나아가 이 계약의 파기는 국가 신인도를 매우 낮추게 될됩니다. 다시말해, 마다가스카르의 이번 계약 파기는 '선례'가 됩니다. 향후 다른 나라와의 교역, 다른 나라의 기업과 국책사업을 벌이기 굉장히 힘들겁니다.
사족 : 그렇다면 국가대 국가로 만들어진 약속(조약,관습)의 경우, 한 국가가 망하고, 그 나라를 이어받은 신국가가 탄생한다면, 신국가는 옛 국가의 약속을 이어받는가? 예. 그 약속을 이행할 의무를 이어받습니다. 거부한다면?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의 처벌규정, 혹은 정당한 보복을 다른 약속국가가 가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국가를 '필요'로하는 이유중 하나와 막연했던 국제법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족 에서 말씀하신 (신국가가 옛국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의 처벌규정, 혹은 정당한 보복을 다른 약속국가가 가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셨는데 처벌과 보복은 어떠한 형태를 띄나요?
'소결론'에서는 외교,관세 압박등이 이미 나왔으니, 외교 관세 압박 이상이라하면.. 군사적행동..정도 밖에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만...; 혹시 군사적행동(침략)도 '정당'하게 인정가능한건가요?
2. 해당 규정이 없을 경우, 피해국은 피해 수준에 맞추어 적당한 수준의 보복을 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보복의 수준에 위반국이 항의하면,
1) 중재 재판소를 설치하고, 두 나라가 동의하는 나라 혹은 개인을 선정하여 보복의 수준에 대한 심판을 의뢰할 수 있습니다.
2) 두 나라의 합의하에 국제사법재판소에 보복 수준의 적당성에 대한 재판을 의뢰할 수 있습니다. 이런 조약, 즉 국제법의 영역이야말로 국제사법재판소가 다루는 사안입니다. 그러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강행규범(인륜-도덕적 침해)'에 해당하는 사안만 일방이 강제로 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한계가 있습니다.
3. 물론, 그 조약의 위반에 상응하는 수준의 보복이 '군사행동'이라면 피해국은 그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정도의 보복이라면, '자위권'을 발동해야 할 때라 봐야겠죠. 이 자위권은 '즉시적이고, 급박하고, 선택의 여지가 없고, 고려할 시간도 없고, 불합리해서는 안되며, 그 자위적 행동으로 정당화되는 상황'에서만 쓸 수 있는 아주 제한적인 권리입니다. (캐롤라인 원칙이라고 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