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Monde-090319-교황과 에이즈

-. 교회의 위상을 드높이고, 현실 참여를 촉구하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발언들은 그가 재위 첫 아프리카 순방을 하기 위해 카메룬의 야운데로 가던 비행기 안에서 한 말로 그 가치가 사라져버렸다. 예방수단(콘돔)을 나눠주는 것으로 에이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오히려 문제를 점증시킬 것이란 주장은 심각하며, 무책임한 것이었다.

-. 에이즈에 대해 교황청은 ‘금욕의 신조’를 유지해왔다. ‘더욱 큰 책임’을 요구해온 교황청의 태도는 현실도피다. 에이즈에 맞선 세계의 인도주의 단체들은 에이즈 예방의 최우선 수단들 중 하나가 콘돔이라 한다. 이들의 과업을 무시하는 것이다. 이런 발언들로 교황은 교회를 경직시키고 있다. 카톨릭 교회의 교리체계와 발언들에 충실 하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없는 ‘폐쇄적인 정신’을 나타낸다. 전 세계에서 신자들에게 몰이해가 커지고 있다.

Comment: 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라칭어 추기경이었을 때부터 강경 보수파의 수장으로 유명했던 신부입니다. 이런 라칭어 추기경이 진보파 추기경들의 동의를 얻어 교황으로 추대될 수 있었던 것은, 고령이기 때문에 오래 재위하기 어려울 것이란 일종의 ‘타협’에서 비롯된 것이죠. 하지만 ‘화해’와 ‘관용’을 추구한 보수주의자였던 요한 바오로 2세와 달리, 베네딕토 16세는 ‘좀 막나가는 발언과 행동들’을 많이 해왔습니다. 이슬람교를 공식설교에서 비난한 것도 그렇고... 최근에 유대인 학살이 없었다고 주장한 극보수파 주교를 파문에서 복권시킨 게 아주 컸죠. 고국인 독일과 이스라엘의 항의도 빗발쳤고... 이에 대해서 교황 주위의 인사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습니다만, 글쎄요... 교황의 성향 자체가 이미 극보수에 기울어 있는 마당에... 이래저래 존경받던 크리스트교 교파인 천주교가 지탄받는 길에 접어든 것은 아닌 가 걱정스럽습니다. 현 교황 체제 하에서, 제 3차 바티칸 공의회가 열리지 않기만을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090324) 블로그인 mini님의 지적입니다.

(전략) '카톨릭 교회의 교리체계와 발언들에 충실 하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없는 ‘폐쇄적인 정신’을 나타낸다.' 의 경우 제 소견으로는 "카톨릭 교회의 교리체계와 발언에 충실하는 것을 정당화 할 수 없는 '폐쇄적인 정신'을 나타낸다."가 옳다 봅니다. 이유는 발언이라는 한자어가 '들'이라는 복수를 수식할 필요없이 스스로 복수의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며, 정당화는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으로, 정당화 시키는 것을 '된다'라고 표현하면 그 주어가 정당화라는 목적에 의해 수식되므로 한국어의 표현에 적합하지 않아서 입니다.

다음 문장인 '전 세계에서 신자들에게 몰이해가 커지고 있다.' 에서의 '신자들에게'는 단순한 오타일 수도 있겠지요.

코멘트의 '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라칭어 추기경이었을 때부터 강경 보수파의 수장으로 유명했던 신부입니다.' 에서 '유명했던'이 아닌 '유명한'이 옳다고 봅니다. 과거완료형 시제로 '유명했던'이라고 쓰시면 '과거엔 유명했다.'로 끝나버려 현재엔 어떤지 모른다는 뜻입니다. 문장의 앞뒤 정황으로 보아 현재까지도 강경 보수파의 수장으로 유명한 것 같으니 '유명한'이 옳을 것 같습니다.

'되다'라는 말 자체가 한국어의 수식법에 적당하지 않은 면이 많아 적용하기 참 어렵습니다. 제가 자주 사용하는 말 중, '~하는 것에 대해서' '~에 의해서' 등의 말도 실은 일본어 번역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코멘트의 '재위하기 어려울 것이란'도 '재위하기 어렵다는' 등으로 고쳐 써야 합니다.

* 지적 감사합니다. 반드시 공개 덧글로 써주세요. 저만 보고 가면 안되잖아요! T_T

(사진출처 : http://media.monstersandcritics.com/galleries/1646671/0166821555085.jpg )

by 테라포밍 | 2009/03/20 14:49 | 프랑스어 연습 | 트랙백(1)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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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In A Nutshell at 2009/03/20 15:09

제목 : 베네딕토 교황
LeMond - 090319 - 교황과 에이즈 옛날에 파티마 예언이었던가, 하여간 그게 바오로 교황 이후 세 명의 교황만이 존재할 것이라는 내용이란 소리를 어딘가에서 읽은 적이 있다. 아마도 김진명의 소설 중 하나가 아녔나 싶은데 종이와 잉크와 운송용 트럭에 드는 기름에 진열장소가 다 아까운 그의 소설 특성상 또 어떤 개소리인지 정확히 기억할 필욘 없다고 본다. 아무튼 기억 상으론 교황들에게 '올리브의 교황' 같은 식으로 타이틀을 하나씩 안겨주......more

Commented by 하이버니안 at 2009/03/20 15:19
만만찮은 보수주의자 요한 바오로 2세도 콘돔 싫어했을 것 같습니다만,
딱히 저렇게 툭 튀는 발언은 안 했던 것 같군요...
Commented by 테라포밍 at 2009/03/20 15:21
예. 르몽드 사설에는 '요한 바오로 2세도 이런 자세로부터 절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직역)'라는 언급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위 조절에 성공했었죠. :-)
Commented by milln at 2009/03/20 17:13
콘돔 발언을 듣고는 좀 놀랐습니다. 한국에서 듣기에도 이정도 수위인데 그런 문제가 민감한 국가들에게서는 정말 쇼킹한 발언이었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테라포밍 at 2009/03/20 23:30
바티칸의 황급한 해명으론 '근본적으로 해결은 안된다'는 이탈리아어가 프랑스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와전됐다고는 하는데... 글쎄요... 교황청의 성향과 교리상 잘못전달된 것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servus at 2009/03/20 18:02
교황님을 못잡아 먹어서 다들 안달이군요.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언제나 쳥결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당하신 말씀을 두고, 감기에는 그저 생강차와 유자차가 최고요~! 하며 들이대는 거랑 같네요. 에휴.
Commented by 테라포밍 at 2009/03/20 22:38
요딴 답글 쓰려면 실명으로 하시죠? 네?
Commented by cryingkid at 2009/03/20 22:00
개인적으로 바티칸 공의회는 지난 2000년간 자행해온 가톨릭의 삽질이 충분히 반추된, 교계의 금자탑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게 부정적으로 개헌(!)된다면 두말않고 불교로 귀의할 겁니다.
Commented by 테라포밍 at 2009/03/20 23:31
저는 세례를 받은 냉담자인데요. (아우구스티노) 저도 님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Commented by 로리 at 2009/03/21 10:07
바오로2세는 어떤면에서 굉장한 정치꾼이랄까요. 논란이 일어날만한 부분은 그리 이야기 하지 않고 자신들의 장점이랄까... 그 부분을 괸장히 강조 시켰는데, 저 이야기를 듣고 좀 씁쓸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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